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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의 뿔처럼

경제이야기

한달만에 번복된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에 대해

by azaaza 2025. 3. 19.

토지거래허가제는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투기 우려가 있거나 지가 또는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에 대해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주택 포함) 거래 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 이는 과도한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 허가 대상 지역은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하며 , 지정 기준에는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주택 가격 상승률, 지속적인 가격 상승 가능성 또는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 우려, 그리고 투기적 거래의 성행 여부 등이 포함됩니다 .  

 

서울시의 경우, 토지 용도별로 허가 대상 면적 기준을 설정하고 있으며 , 특히 주거 지역의 경우 기준 면적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180㎡였던 기준이 60㎡로 축소되었고,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이를 6㎡까지 낮춰 적용할 수 있습니다 . 2025년 3월 재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역시 이 낮은 기준을 적용하여 대부분의 아파트 거래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거래 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특히 주택의 경우 구매자는 일정 기간(일반적으로 2년) 동안 해당 주택에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합니다 . 이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어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 이러한 규제를 위반할 경우 징역형이나 토지 가격의 상당 부분을 벌금으로 내야 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통상 1년 단위로 이루어지며, 필요에 따라 매년 재지정을 검토하여 최장 5년까지 유지될 수 있습니다 .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

 

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한 이유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5년 2월 12일,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의 강남구(삼성동, 대치동, 청담동)와 송파구(잠실동) 일대 아파트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습니다 . 이는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 정책 전환이었습니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는 이러한 규제 완화의 배경으로 다음과 같은 이유들을 제시했습니다 .

 

첫째,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 2024년 하반기부터 거래량이 감소하고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등 시장이 안정적인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

 

둘째, 장기간 지속된 토지거래허가제가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민원이 많았습니다 . 이에 대한 해소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셋째, 서울시 자체 연구 결과, 토지거래허가제의 효과가 장기적으로는 미미해진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 초기에는 가격 안정 효과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감소하여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던 것입니다.

 

넷째,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자유로운 거래를 촉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의 활력을 되찾고자 했던 것입니다.

 

다섯째, 특정 지역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주변 지역의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풍선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신속통합기획 사업과 같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일정 단계 이상 진행된 지역에서는 투기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하여 규제 해제를 결정한 측면도 있었습니다 .

 

다만,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 단지 등 일부 지역은 투기 과열 가능성을 고려하여 규제 해제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 규제 해제 이후 시장 반응

2025년 2월 12일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된 직후, 서울 부동산 시장, 특히 규제가 풀린 강남 3구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시장이 과열되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아파트 가격의 급등이었습니다. 일부 보고에 따르면, 강남 3구의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 규제 해제 후 한 달 만에 해당 지역 아파트 가격이 평균 13%가량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 잠실동 등 주요 단지에서는 수억 원대의 가격 상승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 거래량 또한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강남 3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7%나 증가했으며 , 규제 해제 이전 30일과 이후 30일을 비교했을 때, 해제 지역의 거래량이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갭투자를 비롯한 투기성 거래가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강남 3구의 갭투자 의심 거래 건수는 규제 해제 전인 2024년 12월 대비 2.19배 증가했습니다 . 이러한 투기 과열 조짐은 규제 해제 지역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풍선 효과를 야기했습니다 . 용산구, 강동구, 광진구, 마포구 등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 서울 전역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조짐을 보였습니다 .  

 

한편, 이러한 강남 지역 중심의 집값 상승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강남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은 급등한 반면, 서울 북부 및 서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집값이 하락하는 등 지역 간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 결국, 오세훈 시장의 규제 완화 조치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

 

 

 


한달만에 다시 토지거래허가제 재시행 결정한 이유

규제 해제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서울 부동산 시장,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이 심화되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5년 3월 19일 토지거래허가제를 재시행하고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 재시행된 토지거래허가제는 3월 24일부터 효력이 발생했습니다 .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는 정책 번복 및 대상 지역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강조했습니다 .

첫째, 규제 해제 이후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

둘째, 실제로 해당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과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셋째, 갭투자를 비롯한 투기 의심 거래가 현저하게 증가한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

넷째,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 요인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다섯째, 강남 지역에 국한되었던 투기 움직임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습니다 .

특히, 용산구까지 대상 지역을 확대한 것은 기존 규제 해제 지역에서 발생한 풍선 효과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정부 역시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서울시의 규제 재시행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정책번복에 대한 영향

이번 정책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규제 대상 지역의 거래량 감소와 가격 안정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규제 강화가 풍선 효과를 유발하여 주변 지역의 집값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잦은 정책 변화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불확실성을 증대시켜 장기적인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갭투자와 같은 투기성 투자는 규제 지역에서 상당 부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제를 피한 다른 투자 전략이 나타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토지거래허가제와 같은 규제만으로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인 주택 공급 부족과 수요 불균형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지자체 및 정부가 충분한 심사숙고 없이 시행된 정책으로 시장에는 신뢰하지 못하는 정책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습니다. 어설픈 정책으로 불확실성만 줄거면 안하는만 못한 정책일 뿐입니다.